결론부터 말하면 신약의 그리스도인은 안식일을 지킬 필요가 없다. 안식일은 “구약”의 “유대인들”에게 주어진 “율법”이기 때문이다. “안식일”(Sabbath)이라 하면 한 주의 맨 끝 날인 토요일을 말한다. (소위 “주일” 즉 일요일은 신약에서 “주(week)의 첫날”로 불린다.) 많은 이들은 안식일을 지키라는 명령이 “십계명”에 들어 있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들도 안식일을 지켜야 한다고 믿는다. 물론 십계명에서 오직 하나님만을 경배하고, 부모에게 순종하며, 살인, 간음, 도둑질, 탐심 등에 대한 계명들은 우리들이 지키기에 무방할 뿐 아니라 지켜야 하는 것들이다(그러나 구원받기 위해서 지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십계명은 유대인에게 주어진 것이기 때문에 이방인이요 그리스도인인 우리와는 무관한 안식일에 관한 계명이 들어 있는 것이다.
안식일을 올바로 이해하려면 안식일을 “지킨다”는 것이 성경에서 무엇을 뜻하는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단지 교회에 나가고 일을 하지 않으며 방탕하게 보내지 않는 것이 이 날을 지키는 것이 아니다. 유대인들은 안식일에는 “절대로” 일을 해서는 안됐고 불도 지필 수 없었으며 이를 어길 시에는 “반드시” 죽임을 당했다. "그러므로 너희는 안식일을 지킬지니 이는 그것이 너희에게 거룩함이라. 그 날을 더럽히는 자는 모두 반드시 죽일지니라. 그 날에 일하는 자는 누구라도 그 혼이 자기 백성 가운데서 끊어지리라. 엿새 동안은 일할 것이나 일곱째 날은 주께 거룩히 쉬는 안식일이니, 안식일날에 일하는 자는 누구라도 반드시 죽일지니라"(출 31:14,15) "육 일 동안은 일하되, 일곱째 날은 너희에게 거룩한 날이니, 주께 쉬는 안식일이라. 이날에 일하는 자는 누구라도 죽일지니라. 너희는 안식일 날에 너희의 온 처소에서 불을 피우지 말지니라."(출 35:2,3) 이를 어겼던 어떤 사람은 실제로 돌에 맞아 죽었다(민 15:32-36). 오늘날 안식일을 어겼다고 해서 사람을 돌로 치면 어떻게 되는가? 당연히 살인죄로 감옥에 갈 것이다. 그러나 신정통치국가였던 이스라엘에서는 율법에 따라 안식일을 어긴 사람을 죽일 수 있었다. 유대인도 아니면서 안식일을 지키려고 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있는데 바로 안식교인들이다. 그러나 왜 유독 안식일만을 지키는가? 안식일을 지키려는 사람은 구약의 온 율법을 지킬 의무가 있는 사람이다. 난 지 팔일 만에 할례를 받아야 하고, 수염을 기르고, 돼지고기를 먹지 않으며, 양을 잡아 희생 제사를 드리는 등... 자기 마음대로 편한 것만 골라서 지켜서는 안 된다. 그러나 이들은 율법을 다 지키지도 않으면서 안식일을 지킨다며 토요일에 교회에 모인다. (이들은 처음에는 일요일에 교회에 가는 것이 짐승의 표를 받는 것이요 저주를 받는 것이라고 가르쳤으나 지금은 그 교리를 바꾸었다.) 안식일을 어기는 사람을 사형에 처하지도 않으면서 말이다. 이들은 자기들이 지킬 필요도 없는 안식일을 그나마 제대로 지키지도 않고 있는 것이다. 안식일은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백성이라고 하는 “표적”(sign)으로 주어진 것이지 이방인에게 주어진 명령이 아니다. "주께서 모세에게 일러 말씀하시기를 “너는 또한 이스라엘 자손에게 고하여 말하기를 ‘너희는 나의 안식일들을 참으로 지킬지니 이는 그것이 너희 대대에 걸쳐 나와 너희 사이에 표적임이라. 이로써 내가 너희를 거룩케 하는 주임을 너희로 알게 하려는 것이라."(출 31:13, 겔 20:20을 볼 것). 신약의 그리스도인들은 안식일을 지키고 안 지키는 것으로 판단 받지 않는다. "그러므로 음식으로나 마시는 것으로나 거룩한 날이나 새 달이나 안식일들에 관해서는 아무도 너희를 판단하지 못하게 하라."(골 2:16). 그 이유는 무엇인가? 예수님께서 모든 율법(안식일을 포함해서)을 십자가에서 못 박아 없애셨기 때문이다. "우리를 거스르고 우리를 대적한 손으로 쓴 법령을 지워 버리고 또 그것을 그의 십자가에 못 박아 없애셨으며"(골 2:14). 그 십자가로 인해 우리는 구약의 율법과 상관없이 믿음으로써 의롭게 되기 때문이다. "곧 하나님의 의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인한 것으로 모든 자와 믿는 모든 자에게 미치나니 차별이 없느니라"(롬 3:22). 그러나 구약의 유대인들은 모세의 율법을 지킴으로써 의롭게 되었고 율법을 지키지 않으면 구원받을 수 없었다. 한편 한국 교회들은 안식일의 개념을 “주일”로 바꾸어 “주일성수”라는 것을 교리로 만들어 가르친다. 구약의 안식일이 신약에 와서는 부활의 주일로 바뀌었기 때문에 주일을 “거룩하게”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도 하지 말고 매매 행위도 하지 말라고 가르친다. 그러나 구약의 안식일과 신약의 소위 “주일”(사실 일요일은 성경에서 한 번도 “주일” 또는 “주의 날”이라는 말로 불리지 않았다. 이 단어는 하나님의 무서운 진노가 쏟아 부어지는 심판의 날을 가리키는 말이다.)이 아무리 비슷하게 보이더라도 둘을 동일선상에 놓으려 하면 혼동만 야기될 뿐이다. 물론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이 날은 사도들과 제자들이 모여 예배를 드리고 빵을 떼며 교제한 날이었기 때문에 그 전통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그러나 이 날을 유대인들이 안식일을 지킨 것처럼 지켜야 한다는 명령은 성경 어디에도 없으며, 그리스도인에게는 모든 날이 거룩한 날인 것이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일요일에 교회에서 예배도 드리지 말고 흥청망청 보내도 된다거나, 일주일 내내 하나님은 거의 잊어버리고 생업에만 매달려 살았는데 일요일에도 똑같이 그렇게 살아도 된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일요일에 교회에 가고, 돈을 쓰지 않으며, 일을 하지 않는 것이 “주일성수” 또는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라”는 구약의 율법과 전혀 무관하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이다. 이 글을 통해 안식일에 대해 바르게 이해함으로써 혼동에 빠지는 일이 없을 뿐 아니라 이단들의 속임수에 빠지지 않기를 바란다. |